‘사람이 죽었다!’ 한국사회에서 이 말 만큼 가벼운 말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. 병원의 실수로 갓 태어난 아기들이 죽고, 독가스가 된 살균제로 죽고, 배가 침몰해 죽고, 불에 타 죽기도 한다. 사람이 죽지만, 그 죽음의 뒷길은 참으로 견딜 수 없이 공허하다. 은폐, 축소, 책임의 전가, 급급한 정상화, 정말 잘 돼야 한 두 명의 구속 정도가 인간이 만든 재난을 수습하는(?) 한국사회의 대처방식이다. 그리고 그러한 수습 뒤에는 다시 또 그런 일이 발생할 날을 기다리는 망각의 시간이 이어진다. 이 과정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만...